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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의 역설, 개선된 원자력 여론

  • 주한규
  • 2021-07-30 19: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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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kaif.or.kr/upload/nuclear1/20210726112250_c6d847f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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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대 대선(2017년)에서는 5명의 후보 중 4명이 탈원전에 동의할 정도로 원자력에 대한 국민 인식이 좋지 않았다. 이는 2011년의 후쿠시마 사고와 그 이후 2년여 동안 드러난 원전납품비리 사건과 고리원전 정전 은폐 등으로 악화되어 있던 원자력 국민여론이 2016년 9월의 경주지진과 2016년 12월에 개봉된 영화 판도라를 거쳐 최고조에 달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반원자력 여론에 힘입어 건설 중인 원전 건설 중단, 월성1호기 조기폐쇄, 신규원전 건설 계획 취소, 계속운전 불허를 내용으로 하는 탈원전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약 한 달만에 있었던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2017.6.19.)에서 탈핵국가 출발을 선언하며 각 탈원전 공약의 철저한 이행을 천명하였다. 그 첫 번째 조치가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시도였으나 이에 반기를 든 교수 417명이 참여한 탈원전 반대 교수 성명이 시발점이 되어 진행된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론화 결과 이 시도는 불발되었다. 그러나 이후 정부는 경제성 조작이라는 무리수를 통해 월성 1호기 조기폐쇄를 단행하였고, 부지정지 및 원전 주기기 구성품 제작이 완료되어 약 10%의 공정이 진행된 바 있는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중단하였다. 영덕과 삼척에 확보된 원전 건설 예정 부지 고시도 철회하였다. 이로 인해 당장 일감이 사라지고 미래 비전도 없어진 원전 산업 생태계는 즉각적인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두산 중공업과 대다수 원전관련 중소기업에서 고용축소와 사업정리가 불가피했던 것이다. 지난 40여년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일궈놓아 국내 원전 산업과 원전 수출을 통해 막대한 국부를 창출하던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계의 붕괴는 이미 상당히 진행되어있다.
나아가 정부는 강력한 탈원전 기조를 견지하여 격납건물 철판부식 문제해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대규모 원전 정지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2018년 원전이용률은 65.9%로 떨어져 역대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로 인한 원자력 발전량 저하는 석탄과 가스 발전 확대로 충당하게 되어 2019년까지 3년간 한전의 적자 누증과 온실가스 증가가 심각한 경제적, 환경적 문제를 초래했다. 다만 2020년 한 해는 원전 이용률이 75.3%선으로 회복되어 한전의 재정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에 원자력이 큰 역할을 함으로써 원자력의 효익을 드러냈다.
탈원전이 무리하게 일방적으로 진행된 지난 4년간 전술한 대로 여러 심대한 탈원전의 폐해가 드러난 반면, 원자력계 일부 교수와 은퇴 활동가, 노조 그리고 의식있는 민간그룹 주도로 그간 과장되어 알려진 원자력 사고 위험과 방사선 위해에 대한 바로 알리기 활동이 꾸준히 진행되었다. 언론 기고와 인터뷰, 토론 참여, 온라인 원자력 홍보, 탈원전 반대 서명 전개, 거리 서명과 시위 등의 각종 활동이 국민의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는 주요 언론의 탈원전 문제점 부각 보도의 영향도 매우 크게 작용했다. 탈원전의 강력한 추진결과 국민의 원자력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는 탈원전의 역설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지난 3년간 10여차례 실시된 각종 원자력 국민 인식조사에서 드러났다.
일관성 있게 나타난 탈원전 반대 여론
2018년 6월 이후 지금까지 3년 동안 공신력 있는 여러 여론 조사기관에서 11차례 원자력 인식조사를 시행했다. 여기에는 한국 갤럽이 정치권 지지도 조사시 원자력 관련 문항 2~3를 추가해 실시하는 옴니 조사 4회가 포함되어 있다. 한국 갤럽의 이 4회 여론 조사는 원자력계의 의뢰가 없는 완전히 독립적인 조사였다. 반면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의뢰로 2020년 5월 실시된 옴니조사는 21대 총선 전후의 원자력 인식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유료 조사였다. 이 5회의 옴니조사와 대비되는 것이 6회의 종합 원자력 인식조사다. 한국원자력학회는 2018년 8월부터 매 3개월마다 동일한 설문 문항으로 조사회사를 달리하며 총 4회 원자력 인식조사를 실시하였다. 지난 달에는 에교협(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이 원자력학회와는 다른 문항으로 국민 에너지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도 아주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조사를 실시했는데 에교협 문항과는 전혀 다른 완전히 독립적인 조사였다.
각 조사간의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들 11차례 조사에서 공통적인 문항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향후 원자력 발전 비중을 현재에 비해 확대, 유지, 축소 하는 것 중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택하라는 것이었다. 탈원전은 원자력으로 벗어나자는 것이고 이는 향후 원자력 발전 비중을 점차 줄여가자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 비중 축소를 선택한 사람들은 탈원전에 찬성하는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반면 원자력 발전 비중 유지나 확대를 선택한 사람은 탈원전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라 볼 수 있다. 표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축소를 선택한 사람들과 확대 혹은 유지를 선택한 사람들의 비율은 1차를 제외하고는 10차례 모두 2.0을 넘었다. 이는 응답자 3명 중 2명이 탈원전에 동의하지 않는다 즉 반대한다는 결과가 지난 3년간 일관성 있게 표출됐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를 최초로 공표했던 2018년 8월 원자력학회의 보도자료에 대한 정부의 반응은 이 조사를 원자력 이해당사자가 했기에 객관성이 결여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반응은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여론조사시 조사의뢰기관을 밝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표에 보이듯이 탈원전 반대 대 찬성비가 꾸준히 2를 넘었다는 것은 조사 시점과 조사 의뢰 주체와 무관하게 일관성을 보인다는 것이므로 탈원전 반대 여론이 실제로 지배적이어왔음을 의미한다.
선호 발전원에서 원전이 태양광 역전
원자력학회과 에교협 조사에서는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발전원을 태양광, 풍력, 원자력, LNG 중에 택일하라는 문항이 있었다. 과거 원자력학회 조사에서는 태양광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선호율은 하락세에 있었다. 급기야 최근에 실시된 에교협조사에서는 그림 1에 보이는 대로 원자력이 태양광을 제치고 선호 발전원 1위로 부상했다. 최근 결과는 응답자 중 36%가 원자력, 31%가 태양광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풍력과 LNG 의 선택 비율은 14%미만이다. 이렇게 태양광 선호도가 떨어진 것은 무분별하게 확대 설치된 임야 태양광에 대한 국민의 반발이 늘어난 때문으로 추정된다. 반면 원자력 선호가 높아진 것은 그동안 드러난 한전 적자 등 탈원전의 폐해과 저비용으로 청정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원자력의 이점에 대한 국민 이해가 증진된 때문으로 보인다.
전경련 조사에서는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되는 발전원별 외부효과에 대한 문항도 있었다. 그 선택지와 선택비율(괄호안 수치)은 화력의 경우 온실가스 영향(29.1%), 미세먼지 영향(21.1%), 재생에너지의 경우 삼림과 해양파괴, 폐기물 발생에 의한 자연훼손(22.0%), 날씨에 따른 전력공급 불안(6.5%), 원자력의 경우 원전 사고가능성(9.5%), 핵연료폐기물 발생(11.8%)로 이었다. 이를 종합하면 화력(50.2%), 재생에너지(28.5%), 원자력(21.3%) 순으로 외부 효과에 부담 측면에 있어서도 원자력이 가장 우호적인 발전원으로 선택된 것이다. 재생에너지의 환경훼손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원전 사고 위험성에 대한 우려보다 높은 것은 특기할 만하다.
안전성, 환경성 선호하지만 전기요금 인상에는 동의하지 않는 국민
에교협 조사에서는 에너지원 선택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를 안보성(에너지원의 공급 안정성), 환경성(온실가스, 미세먼지, 폐기물의 배출 정도), 안전성(생명과 재산의 안전성), 경제성(발전단가)의 4 요소 중에서 순서를 매기라는 설문이 있었다. 응답 순위를 종합하면 안전성이 61점으로 1순위, 환경성과 경제성이 그 뒤를 이어 각각 58점과 50점으로 2, 3 순위, 안보성이 31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하였다. 경제성은 안보성에 비해서는 꽤 큰 차이로 우선시 되지만 안전성과 환경성과 비교해서는 상당한 차이로 후순위로 선택됐다.
그러나 향후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비싸질 수 있는 전기 요금에 대해 현재 대비 어느 정도 인상까지 감당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6.4%가 10% 이하의 인상만 감당할 용의가 있다고 응답했다. 30%이상 인상 감당 용의가 있는 응답자는 14.0% 불과했다. 이율 배반이기는 하지만 국민은 안전성과 환경성 증진이라는 이상과 경제성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현실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연적으로 최소 30% 최대 100% 이상의 전기요금 인상을 초래하는 바 전기요금에 대한 고려가 없는 무분별한 재생에너지 확대는 국민의 거센 저항에 부딛힐 것이라는 것을 이 조사 결과는 예고한다.
이러한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거부감은 전경련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에 63.4%가 반대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한달에 얼마나 더 추가 전기요금을 부담할 용의가 있냐는 질문에는 1000원~2000원이라는 응답이 28.7%로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2000원은 통상인 평균 가구당 요금 28000원의 10%도 안되는 금액이므로 대다수의 국민들은 10% 이하의 전기요금 인상만을 용인한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원전 안전성에 대한 인식은 최근 다소 악화
원자력학회와 에교협 조사에서는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문항이 있었다. 그림 2에 보이는 대로 2019년 5월까지 계속 개선되던 원자력 안전성에 대한 인식은 2021년 6월에 다소 악화되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찬성이 우세
한국 갤럽의 옴니 조사(표2의 첫 3행)에서는 건설이 현재 중단 상태에 있는 신한울 3·4호기 원전에 대한 건설 재개에 대한 의견 문항이 있었다. 에교협 조사에서도 이 문항이 포함되었다. 표2에 보이는 판단유보 혹은 모름으로 응답한 사람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사안 자체를 아예 모르거나 (에교협 문항의 경우 모름 응답자) 판단을 할 수 없다고 한 사람들이다. 이 사안에 대해 알아서 의견을 분명히 밝힌 사람들은 갤럽의 경우 약 54% 정도이고 찬반 비율은 약 1.5로서 5명중 3명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교협 조사의 경우 사안에 대해 어렴풋이 알아 판단을 유보한 사람이 24%로 많지만 의견을 밝힌 사람들의 찬반비율은 1.8로 14명 중 9명이 찬성, 5명이 반대하는 것이니 건설 재개 찬성 비율이 월등하다고 할 수 있다.
결어
국민 3명 중 2명은 탈원전에 반대한다는 사실이 지난 3년간 10차례의 원자력 인식조사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 원자력이 태양광을 제치고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발전원으로 선택된 사실과 발전원 외부효과에서 원자력이 후순위로 선택된 사실도 호전된 원자력 여론을 보여준다. 국민은 전기료 인상이라는 현실과 안전성, 환경성 제고라는 이상 사이에서 현실을 택할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국민의 개선된 원자력 인식이 신한울 3·4호기 현안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월등히 높은 비율로 건설 재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원자력에 대한 국민 선호 여론을 볼 때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재고하는 것이 마땅하다. 우선은 붕괴일로에 있는 우리나라 원전산업의 회생을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 이는 국민 여론에도 부합하고 원전수출 성사에도 꼭 필요한 조치이다. 한편, 비록 응답자의 과반 이상은 우리나라 원전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원전에 대해 불안해 하는 국민이 많은 만큼 원전 운영 사업자는 원전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얻는데 배전의 노력을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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