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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탄소중립시나리오에 대한 비판과 제언 (현안과 정책 378호 202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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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21 15:2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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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지희 (한국원자력연구원 노동조합 대외협력부장)

탄소중립위원회(이하 탄중위)가 8월 5일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시나리오의 현실성이 매우 떨어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 2안은 탄소중립을 달성하지 못하는 점이다. 윤순진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해외조림과 탄소배출권 구매 시 1, 2안도 탄소중립이라 주장한다.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국가로서 전 지구적 위기상황에서 꼼수로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는 태도는 탄중위가 제시한 ‘책임성의 원칙’과도 대치된다. 더욱이 탄소중립은 모든 국가에게 힘든 일로 실제 2050년에 탄소배출권이 구매가 가능할지는 보장할 수 없다. 특히 탄소중립은 원전기술이 없어 무탄소 기저전력 공급이 불가능하고, 경제 여건 상 신재생에너지를 충분히 활용 못 할 개발도상국에게는 더욱 힘든 일이다. 국제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대한민국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2050 탄소중립은 달성해야만 하는 목표이다.

 

시나리오의 문제는 그뿐이 아니다. 시나리오의 시작이 되는 전력수급예측부터 평가근거의 부재, 해외전력의존까지 페이지마다 비판의 여지가 상당하다. 그 중 탄소중립시나리오의 비생산성을 강화시킨 대표적인 문제점을 차례로 지적해본다.


1. 탄소중립시나리오는 왜 비생산적인가
가. 부적절한 전력수급예측

탄중위는 2050년 전력수요를 1,165.4~1,215.3TWh로 예측하였고, 이는 2018년 대비 204.2~212.9% 증가량에 해당한다. 일견 많은 양처럼 보이지만 이는 산업, 수송, 건물 부문별 전력화를 감안한 전력수요이다. 오히려 탄중위는 2050년 에너지 수요가 2018년 대비 0.3~2.9% 감소하는 것을 가정하였다. 먼저 수요예측의 근거가 되는 가정과 도출방안이 전혀 없어 건설적인 비판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래 인간이 1인당 사용하는 에너지는 감소한 적이 없다. 10년 전 극소수가 사용했던 빨래건조기가 현재는 가정집의 필수품이 되었듯, 인간은 편의성을 갈구하고 과학기술은 그를 제공한다. 따라서 1인당 에너지수요량은 과거 증가했던 비율을 반영하여 예측해야 한다. 전체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만한 변수로는 저출생으로 인해 국내 인구 감소가 있다. 그러나 이는 산아정책과 함께 변동이 가능하며, 전력수급예측 역시 현재의 출생율만을 고려해서는 안된다. 인구가 줄어도 전체 에너지 수요의 증가 여지는 충분하다. 먼저 가정용 에너지 수요의 증가는 1인 가구의 증가로 가능하다. 특히 대한민국의 1인 가구는 2017년 561.9만 가구에서 2020년 664.3만 가구로 강한 증가추세1)에 있으며, 사회의 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증가할 예정이다. 산업분야도 자동화의 영향으로 생산성이 늘어나 인구감소에 따른 영향은 예상되지는 않는다. 탄중위는 전국민적인 참여를 통해 전력수요의 감축을 유도할 거라 하였다. 아마도 탄중위 사무실에는 에어컨이 없나보다. 현재의 더위도 못 참는 자들이 끓어오르는 지구에 살 미래세대에게 수요감축을 요구할 정도로 양심이 없으면 안된다. 탄중위가 지금까지 어떤 가정으로 이러한 전력수급예측을 제시했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결과값만으로는 불충분하며, 탄중위는 예측 방식을 수정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또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이하 IPCC)와 같이 다양한 에너지수요를 가정하여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작성하여야 한다.2)

시나리오는 적절한 전력수급량을 예측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력수급예측이 실패하면 시나리오 자체도 오답이 되기 때문이다. 2050 탄소중립은 1.5°C 상승을 막기위해 필수불가결한 과제이다. 실패에는 국가경쟁력 감소 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의 생명이 걸려있으므로 이 예측은 절대 틀려서는 안되며 충분한 보수성을 가지고 이루어져야 한다.

 

나. 평가근거의 부재 및 신기술의 과잉예측

시나리오 초안은 전반적으로 평가근거가 부족하며, 특정 분야의 감축은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산정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산업분야의 배출량은 전체 안에서 동일한데, 수소환원제철 등의 무탄소공정의 100% 달성과 함께 화석 연·원료를 재생 연·원료 전환하는 조건이다. 만약 수소환원제철로 전면 철강생산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수소가 석탄이나 천연가스로 생산하는 브라운수소나 그레이수소라면 전환할 이유가 없다. 수소환원제철이 의미를 가지려면 철강산업에 쓰일 수소는 오직 원자력이나 재생에너지 같이 무탄소 전원으로 수전해분해 한 그린수소여야 한다. 특히 탄중위는 모든 안에서 수소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한다고 가정하였는데,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소의 대부분은 화석연료 수소임을 감안하면 그린수소 수입은 요원해보인다. 수소 수입문제는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다. 탄소포집기술(CCUS)도 완성되지 않은 기술을 성공이란 가정하에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반영하였고, 저장소 역시 안전성에 대한 고려가 없어 목표치를 보장할 수 없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3안의 재생에너지 비율은 현실성이 부족하다. 재생에너지 중 기저발전이 가능한 수력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변동성 발전원인 태양광과 풍력에 의존해야 한다. 두 분야 모두 해외사례에 비해 발전환경이 부족한데, 풍력의 경우 더 좋지 않다. 따라서 재생에너지의 증가는 대부분 태양광에 의존하리라 예상된다. 탄중위는 재생에너지로 56.6~70.8%의 전력공급을 가정하였는데, 산지가 대부분인 10만km2 남짓 면적에 5,000만명이 거주하는 산업형 인구밀집국가에서 변동성 전원으로 유휴부지만을 이용해 70.8%의 전력 공급이 가능할까? 탄중위는 비판 속에서도 별도의 근거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 탄소중립 시나리오 발표 이후 재생에너지 산업계 의견서3)에서야 한국태양광산업협회의 계산자료가 등장하는데 검증의 여지가 크다. 먼저 유휴용지 면적산정의 배경은 제공되지 않았기에 일단 신뢰한다고 치자. 면적별 위도와 실제 환경보정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위면적 당 발전량은 더 줄어들 것이다. 유휴용지 중 태양광 발전에 사용되는 면적도 과잉산입이란 의구심이 든다. 예를 들면 공장용지의 경우 최소 30%에서 최대 70%까지 설치를 가정하는데 공장의 경우 안전상의 이유로 설치가 불가능하거나, 설치를 원하지 않은 사업자도 충분히 많을 것이다. 과연 이들이 최소로 잡은 30%마저도 적절한 비율인지 의문이 든다. 유휴부지를 우선하고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한다는 탄중위와 달리 협회는 필요부지에 전, 답, 과수원, 공원, 종교용지까지 산입해서 계산하였다. 대단한 “영끌”이다. 이 가상의 부지에서 현재 패널효율보다 높은 25%를 기준으로 계산 할 시 전력은 최소 31GW에서 최대 93GW로 계산된다. 이 경우에도 최대치일 때만 탄소중립이 아닌 1, 2안 시나리오에 만족하며 3안은 만족이 불가능하다. 또한 변동성 재생에너지의 사용은 ESS를 통한 저장을 가정하였는데, 대량의 ESS 제작과 운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이 확인되지 않는다. 국가전력의 70.8%를 어떤 기후에서도 블랙아웃이 발생하지 않도록 저장할 ESS를 설치하기는 어렵지만, 지면상의 문제로 이 부분은 생략하도록 한다.

 

다. 탄소중립의 해외 의존

우리나라는 전력망 면에서는 외부와 연결이 없는 섬과 같다. 더욱이 북한과는 휴전 중이며 유럽과는 달리 주변국과 대립의 여지가 있어, 전력의 해외의존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위험도가 크다. 그런데 시나리오는 놀랍게도 탄소중립을 위해 동북아 그리드와 80% 이상의 수소수입을 포함한다.

동북아 그리드는 1, 2안에 있으며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감당하기 위해서 들여온 것으로 보인다. 탄중위는 2050년에 북한, 중국, 일본이 무탄소 전원으로만 100% 전력을 생산하리란 믿음이 있는걸까? 아무래도 탄중위는 우리의 주변국이 현재의 프랑스처럼 스스로 78%의 원자력전기를 소모하며, 그 이상의 원자력 전기를 우리나라에 판매하리라 여긴듯하다. 만약 주변국이 변동성 재생에너지 위주의 전력 포트폴리오를 가진다면, 우리가 전력이 부족할 때는 그들도 부족하여 수입이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동북아 그리드의 일정 전기 역시 화석연료를 사용할 텐데 이에 대한 탄소배출량은 어디에 있는가? 설마 국경 밖에서만 이루어지면 탄소배출은 없는거라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 전지구적 관점에서 송배전에 의한 손실을 생각하면 국내에서 화력발전 하는 것보다 단위 전력 당 탄소배출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전체 안에 포함된 수소 수입 역시 마찬가지이다. 무슨 전원으로 생산할지 모르는 수소를 80% 이상을 수입하는데, 어떻게 탄소중립을 보장하는가? 브라운, 그레이수소가 아닌 그린수소만을 수입한다고 가정했어도 문제가 있다. 대한민국만 탄소중립을 지향하는게 아니므로 그린수소는 전세계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원이고, 따라서 필요용량의 수입을 보장할 수 없다. 더욱이 그린수소의 가격은 그림 1과 같이 발전단가와 수전해시설의 이용률에 큰 영향을 받는다. 즉 지속적인 발전이 불가능한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은 경제성이 없고, 그나마 원자력발전을 이용한 수소가 경제성을 가지게 된다. 탄중위가 국내원전은 버리면서, 해외원전으로 만들어진 전기와 수소를 목매도록 기다리는 이율배반적인 시나리오를 꿈꾸는 듯하여 진심으로 안타깝다.

정리하면 동북아그리드와 수소 수입 같은 해외의존적 방식은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포함되어서는 안된다. 수입은 우리의 주권 하에 통제할 수 없는 분야이며, 이 전원이 무탄소일 보장도 현재 상황에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림 1. 수전해 설비 가동 시간에 따른 수소 생산 단가4)

 

 

 

라. 원자력발전의 부재

탄중위의 시나리오는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미래기술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포함하지만, 당장 쉽게 탄소중립을 안겨줄 수 있는 원자력은 현 정권의 탈원전 정책에 맞춰 배제하였다. 높은 원전 밀집도, 안전성, 사용후핵연료 문제로 원자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탄중위의 의견을 짧게 반박해보려 한다.

대한민국은 산업 위주의 인구밀집국으로 원전만 아니라 화력, 신재생발전에서도 최고의 밀집도를 기록한다. 또한 원자력발전은 그림 2와 같이 단위 출력 당 가장 낮은 사망률의 전력원으로, 과학적으로는 가장 안전한 에너지임을 증명해왔다. 사용후핵연료는 대중의 상상과는 다르게 소규모이다. 국내 모든 원전을 설계수명 동안 가동 시 나오는 연료는 축구장 3개 크기에 건식보관이 가능하며, 파이로프로세싱이나 한미원자력협정 수정을 통한 재처리 시 그 크기는 더욱 줄어들고 재활용도 가능하다. 그렇기에 미국과 프랑스 같은 원자력강국에도 아직 심층처분장이 없다. 크기도 부담스럽지 않고 그 자체로 전력자원이고 전략자원이기 때문이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은 한반도 주변 해저지층에 10억톤의 포집탄소를 저장하겠다는 탄중위가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

2021년 9월 27일 오후 7시를 기준으로 대한민국의 탄소밀집도는 498gCO2eq/kWh를 기록한다. 동일 시간 78%의 원자력과 수력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가진 프랑스는 38gCO2eq/kWh를 기록하며 체코,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로 전력수출까지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프랑스를 제치고 UAE에 원전을 수출하였으며, 3세대 원전 중 유일하게 공기를 맞춰 안전하게 건설할 능력을 가진 국가임을 탄중위는 잊어서는 안된다. 과학기술은 이념으로 재단될 수 없다. 감정에 휩싸여 판단해서도 안된다. IPCC가 국가 간 이해관계를 멀리하고 독립된 단체로서 과학에 기반한 시나리오를 작성하듯이 탄중위도 그래야 한다. 이념을 가까이하고 기술을 멀리하는 순간, 인류의 빛나는 집단지성은 바래지고 탄소중립은 멀어진다. 우리는 그만큼 미래세대를 배신하는 공범이 된다.

탄소중립은 인류가 의지를 가지고 이·공학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을 때 달성 가능한 목표이다. 따라서 필자는 시나리오 작성에 공학적인 방식을 적극 활용해야하며 그와 동일한 검증과정을 거치면,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높아지리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탄중위의 시나리오를 비판하다보니 이러한 방식이 부족한 듯 하여 안타까웠다. 따라서 탄중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음 장에서는 공학에서의 예측방식에 대해 다뤄보려 한다.

 

그림 2. 발전원별 치명률5)

 

그림 3. 대한민국과 프랑스의 탄소밀집도6)

 

2. 공학에서의 예측이란

탄소중립은 미래세대를 위해 전 지구적으로 달성해야만 하는 필수 목표이다. 탄소중립의 실패는 결과적으로 인류를 포함한 지구상의 동식물의 생명을 앗아갈 것이다. 따라서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절대 실패할 수 없는 시나리오여야 한다. 그러나 해외조림이나 탄소배출권 등을 언급하는 것을 보면 탄중위는 심각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이렇게 실패할 수 없는 예측을 할 때 공학에서는 어떻게 하는가?

설계자는 시제품이 나오기 전까지 개발단계에서 결과물의 성능을 완벽하게 알 수 없다. 따라서 개발 시에는 어떤 일이 있어도 결과물이 목표성능을 만족할 수 있도록 보수성을 고려하여 설계하고, 그 성능을 예측한다. 목표성능 불만족은 과제 실패를 의미하고, 이는 다른 말로 무시무시한 ‘위약금’을 뜻하기 때문이다. 원전 내에 있는 수백만 부품은 위와 같은 공학적인 보수성을 일반 부품보다 더 가지고 설계된다.

원전은 특히 안전성이 중요한 개발품이다. 따라서 위에 언급한 일반적인 공학적 보수성과 함께 설계와 평가 전 단계에서 보수성을 가지고 그 안전성을 예측한다. 원전은 건설과 운영 전 안전성분석보고서를 통해 각각 건설허가와 운영허가를 획득해야 한다. 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건을 예측하고, 안전해석을 통해 그 안전성을 증명한다. 따라서 안전해석은 실제 원전이 정지되도록 설정된 수치보다 더 강력한 수치로 수행된다.

그림 4. 원자력발전소의 운전허용영역과 해석기준

그림 4를 참조하자. (원자력분야에서 사용하는 공식용어와 일부 차이가 있으나 이해가 쉽도록 위와 같이 작성한다) 실제 원전은 그림의 ‘1. 허용운전영역’에서만 운전이 된다. 이 운전영역이 인허가로 획득한 안전한 영역이다. 그러나 허용범위 밖으로 나가면 안전하지 않느냐? 전혀 그렇지 않다. ‘2. 운전제한조건’은 원자로가 운전 중 과도상태로 인해 잠깐 도달할 수 있는 운전영역이다. 역시 위험성이 없으며, 일정시간 내로 허용운전영역으로 복귀하면 된다. ‘3. 원자로 정지설정치’는 계측값이 일정범위를 넘어갔을 때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하는 실제 정지설정치를 의미한다. 이를 측정하는 각각의 계측기 역시 실패하면 안된다. 그러므로 여러 곳에서 다양한 변수를 측정하며, 한 계측 당 4개의 안전등급 계측기를 설치한다. 그 4개의 계측기도 공통원인고장을 막기 위해 다른 회사, 다른 방식으로 다양화를 한다. 그리고 안전해석은 그보다 더 격한 조건의 ‘4. 안전해석 설정치’를 기준으로 수행하여 안전함을 증명한다. 그렇게 우리는 예측이 절대 실물보다 부족할 수 없도록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실제로 연료손상은 ‘5. 연료손상한계’에서 발생하는데 이 역시 일부 연료가 손상될 확률을 의미하며 자체적인 보수성을 보유한다. 또한 이 영역에서 연료가 손상된다고 해서 방사성 물질이 격납건물 외부로 누출되지는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전주입이 실패하고, 원자로압력용기가 손상되어야 하고, 피동과 능동 모든 방법으로 작동하는 수소제거장치가 실패해야 하며, 격납건물이 파손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국에서 발생한 TMI-2 사고에서는 방사성물질의 외부누출이 전혀 없었다. TMI-2는 우리나라 원전과 동일한 가압경수로형이며, 현재 국내원전보다 훨씬 안전성이 부족한 편이었다.

또 끝이 아니다. 대중의 오해와는 달리, 방사선에 대한 인체영향 평가는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피해자 및 체르노빌 피폭자들을 통해 장시간 다수의 케이스로 충분히 평가되어왔다. 이 결과를 통해 실제로 방사선에 대한 건강상 영향은 100mSv 이상의 피폭 시 생애주기 중 암발생률이 0.5% 증가하였고, 그 이하에서는 일반인과 구별했을 때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100mSv 이하 피폭자의 경우 일반인들보다 암발생률이 줄었지만, 통계상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결론내렸다. 다만 관리의 편의를 위해 저선량구간에서 가상의 Linear no-Threshold (이하 LNT) 모델을 적용하여, 일반인에게는 가능한 저선량만을 허용하도록 관리기준을 선정했다. 그로 인해 일반인은 연간 1mSv, 종사자는 20mSv의 선량허용한계를 가지지만 두 경우 다 안전성을 논할 수치가 아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대형 격납건물이 없었던 후쿠시마 사고에서도 방사선에 의한 피해자는 없다.7) 관리기준으로 인해 인체에 영향이 없는 선량임에도 소개를 해야 하는 상황만 있었을 뿐이다. 안전을 담보로 한 예측은 이렇게 한다.

원전에서도 설계의 보수성과 안전성, 다중방호의 원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예가 있었다. 설계 원리부터 잘못된 체르노빌이다. 그러나 체르노빌도 소련 당국이 처음부터 사고를 밝히고, 전문가의 도움 하에 초기대응을 했다면 피폭으로 인한 43명의 사망자8)조차 없었을 것이다. 원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사고는 체르노빌이지만, 이 역시 충분히 관리 가능한 사고였으며 현재 이 노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탄중위가 배제하는 원전은 패스츄리 같이 점철된 설계의 한 겹마다 다중방호와 보수성을 적용한다. 오히려 이런 설계특성 덕분에, 원전 내의 안전한 사건조차 보수성이란 개념이 없는 반핵론자에게는 위험한 기술로 호도된다. 그런데 종의 미래를 건 시나리오에는 원전은커녕 일반 부품설계 할 때보다 보수성이 없다.

2050 탄소중립의 실패는 생명의 종언이며, 그 어떤 공학적 설계보다 실패의 리스크가 크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위약금’을 걸고 오징어게임을 해서는 안된다. 부디 탄중위가 주장한 책임성, 포용성, 공정성, 합리성, 혁신성의 원칙이 서론이 아닌 시나리오에 녹아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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