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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훈 인터뷰> 이대로 가면 "주력산업 다 문 닫아야" (에너지 경제 )

  • 관리자 (applenet)
  • 2021-09-04 22: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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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8.29 11:54   수정 2021.08.29 15: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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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훈 전력산업연구회 회장이 지난 23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부국장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탄소중립을 세게 말하면 산업혁명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이 지난 70년 동안 이뤄낸 경제성장은 탄소를 배출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만약 탄소중립이 되면 철강회사와 석유 정유회사들 다 문 닫아야 합니다. LPG(액화석유가스)와 도시가스, 석유화학 회사, 석탄발전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걸 30년 이내에 하겠다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것입니다."
 
 
손양훈 사단법인 전력산업연구회 회장(인천대 경제학과 교수)은 지난 23일 에너지경제신문과 대면 인터뷰를 갖고 "기후변화 대응 필요하지만 좌초자산을 만들어선 안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손양훈 회장은 기후변화에 대응을 하더라도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비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데도 정부가 국내 산업의 현실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탄소중립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엄청난 재원만 소요될 것이라고 그는 경고한다.

다음은 손양훈 회장과 일문일답.

 

 

"2030 국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
법에 명시하면 되돌릴 수 없어…기업 부담 커져" 

 


- 오는 2030년 국가온실가스배출 감축 목표(NDC)를 지난 2018년 대비 35% 이상 감축하는 ‘탄소중립기본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 같다. 이 법안의 의미는 무엇인가.

▲ 법안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을 규정한 것인데 기업에 상당히 부담될 거다. 우리 정부가 지난해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우리나라 2030 NDC로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의 24.4%를 제출했는데 이번에 더 올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가까이 감축하겠다고 한 것이다.

한 번 감축량을 발표하게 되면 이는 불가역적이다. 나중에 줄이기 힘들다고 하더라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실제로 이렇게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하면 철강회사나 석유화학 회사 같은 경우 배출량 감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더 높이면 기업에 이미 무상 할당된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이 줄어든다. 무상 할당량 비중이 줄면 할당 초과 배출량만큼 조업량을 줄이거나 배출권을 배출권 시장에서 구입해야 한다.

- 박근혜 정부 때 우리나라의 2030 NDC를 37%로 발표하지 않았나.

▲ 박근혜 정부의 2030 NDC 기준은 BAU(Business As Usual 배출전망치)였다. 정부는 당초 BAU 기준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 정도 될 테니 이거보다 37% 감축하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해에 기준을 바꿨다. BAU 대신 과거 일정 시점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준으로 배출량 감축목표를 정하기로 한 것이다.

BAU 대비 감축한다는 것에서 과거 일정 기준시점 배출량 대비 감축하겠다는 건 전혀 다를 수 있다. BAU는 유동적이지만 과거 시점 기준은 명확한 수준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BAU 대비 37% 감축량을 2018년 배출량과 비교하면 2018년 배출량 대비 2030년 24% 정도 감축해야 하는 것과 동등하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그로부터 두 달여 뒤인 지난해 말 정부가 NDC를 2017년 대비로 24.4%로 잡았는데 지금 와서 왜 NDC를 또 높이겠다는 것인가. 탄소중립기본법안에서는 또 기준시점을 2017년에서 2018년으로 바꿨고 감축목표도 ‘35%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 대통령이 탄소중립 선언을 한 게 지난해 10월이다. 대통령 소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설립된 건 올해 5월이었다. 우리나라 NDC를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시한은 지난해 말이었다. 지난해 유엔에 제출한 우리나라 NDC에 2050년 탄소중립 비전을 반영하기엔 물리적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 지난해 말 발표된 9차 전력수급계획도 탄소중립 비전과 잘 맞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다.

그러다가 탄소중립위원회가 2050년 탄소를 제로로 만들겠다고 하니 이에 따라 2030년에는 이 정도 줄여야 할 것이라는 온실가스 감축량을 추정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 역시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전혀 맞지 않게 됐다. 그러다 보니 2030년 NDC를 추가 상향하는 것으로 결론 낸 거 같다.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규모 10위 국가이면서 고도 산업 국가다. 많은 산업이 에너지 집약 산업으로 이뤄져 있어서 산업구조가 변하는 건 오랜 시간이 걸린다.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더라도 우리가 가진 입장·위치·처지를 감안해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하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 이 법안에 2030 NDC의 수치가 하한선으로 들어갔다. NDC 수치는 시행령에서 정해도 되는 데 굳이 법에 담은 건 고치기 어렵게 하겠다는 집권당의 의지 표현이란 지적도 있다.

▲법안 전문가는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법안에 수치를 구체적으로 못을 박아 넣는 건 매우 어색하다. 미래는 한 치 앞도 모른다. 시간이 가면서 에너지 가격이나 에너지 사용패턴도 바뀔 수 있고 새로운 기술이 나올 수도 있다. 정책을 탄력적으로 정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서 유리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근데 정부 임기 말에 수치를 정해서 법안을 통과시켜버리면 에너지정책을 정하는 데 있어 자율성과 유연성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미리 우리의 발목부터 스스로 묶어버리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

- 이렇게라도 안 하면 탄소중립으로 갈 수 없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지 않나.

▲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방향을 법안에서 정하면 시행령이나 구체적인 정책 사안으로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 정책으로 할 부분을 법안에서 정해버리면 말뚝이 돼버린다. 모든 정책을 그 말뚝대로 해야 한다.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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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훈 전력산업연구회 회장이 지난 23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부국장

 

 

 

"우리나라는 에너지 다소비 국가인데
유럽과 같은 기준 적용하는 건 무리"

 


- 대통령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각국 2030 NDC를 50%로 권고했다. 거기에 비하면 35%는 너무 낮은 것 아닌가.

▲그건 아무렇게나 일반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IPCC가 NDC 50%라고 말하는 건 우리나라 같은 에너지 다(多)소비 국가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다.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는 이미 오래전인 1990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정점으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는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줄곧 줄어온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1990년보다 지금 몇 배는 뛰었다. 우리나라와 같이 에너지 사용이 급속도로 늘어난 나라와 줄고 있는 나라를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아직 배출량 정점에 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제일 높긴 한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 때문에 이후 약간 줄어든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1990년에 피크가 왔던 유럽의 선진국들과 아직 피크가 오지 않은 우리나라를 비교해서 우리도 온실가스를 50% 감축해야 한다는 건 너무 지나친 주장이라 본다.

- 문재인 대통령의 우리나라 NDC 추가 상향 공언과 집권당의 탄소중립기본법 입법 추진에 대해 교수사회 등 전문가 단체의 구체적인 대응이 잘 보이지 않는다.

▲ 한국자원경제학회가 얼마 전 관련 토론회도 열었지만 이런 문제에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 국민이 NDC를 높이는 게 무슨 의미인지 제대로 체감하기도 어렵다. 국민에 대한 설명과 설득, 동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정부가 NDC를 밀어붙이는 게 우려스럽다.

- NDC를 추가로 높이는 건 이제 기정사실화돼 있지 않나.

▲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다. 정부는 에너지정책과 관련해 소통이 부족하고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여당이 국회에서 의석 180석으로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다 보니 야당이 아무리 반대해도 힘이 없다. 언론도 그만큼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냥 넘어가는 거 같다. 보다 못해서 세미나도 해보고 인터뷰도 하지만 그 심각성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 안타깝다.

 

 

"탄소중립은 산업혁명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
기후변화 대응 세계적 흐름 맞추되 산업붕괴는 막아야"

 


- 기후위기 대응 법안에 경제계가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정말 경제계에 큰 타격이 오는가.

▲ 그렇다. 탄소중립을 세게 말하면 산업혁명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이 지난 70년 동안 이뤄낸 경제성장은 탄소를 배출하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졌다. 흔히 탄소를 배출하지 않게 한다는 걸 석탄발전소 몇 개 문 닫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실제를 보면 그렇지 않다. 우리 경제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산업에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를 요구하게 된다. 2019년 데이터를 볼 때 우리나라가 1년 동안 쓰는 전체 에너지의 19%가 전기이고 81%가 화석에너지다. 철강회사와 석유회사 등에서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직접 쓰는 게 81%다. 전기조차도 상당 부분 화석에너지로 만든다. 화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를 만드는 것은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뿐이다.

전체 에너지 사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지면 원자력은 5%이고 신재생에너지는 1.4% 수준이다. 이것이 우리나라가 에너지를 쓰는 방식이다. 하지만 탄소 제로를 한다면 화석에너지를 다 못 쓰게 된다. 더 나아가 탈원전을 하겠다 하니 결국 남는 건 신재생에너지 1.4%뿐이다. 2050년까지 1.4%의 신재생에너지를 전체 에너지로 확대하겠다고 하니 얼마나 황당한 이야기인가. 불과 30년 만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본다.

석유화학이나 철강, 시멘트, 정유회사들이 사용하는 에너지는 연료가 아니다. 태워서 간접적으로 쓰는 게 아니라 직접 원료로 쓰는 거다.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기를 아무리 공급해줘도 대체가 안 된다. 설사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로 다 확대해서 공급해도 전기로는 석유화학이나 철강에 원료를 제공할 수 없다는 말이다. 만약 탄소중립이 되면 철강회사와 석유 정유회사들 다 문 닫아야 한다. LPG(액화석유가스)와 도시가스, 석유화학 회사도 문 닫아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그 걸 30년 이내에 하겠다는 게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기후변화보다 더 무서운 건 기후변화 대응한다면서
지금 엄청난 재원을 의미 없이 써버리는 것" 

 


-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지금 하지 않으면 전 세계 평균 온도가 1.5도 상승했을 때 재앙이 온다고 많은 세계 과학자들이 주장해왔다.

▲ 지금 기후변화 대응에 노력하지 말자는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관련된 전 세계 흐름을 거부할 수 없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이고 국제사회와 환경보전에 대한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 그러면 탄소중립 노력을 강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 세상 일은 거부하거나 앞장서거나 둘 중 하나만 있는 게 아니다. 세계적 흐름을 어기지 않는 범위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떻게 하면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세계적 흐름을 지키면서 비용을 최소화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도의 산업국가로 천천히 시간을 두고 탄소중립의 방향으로 따라가야 한다. 기후변화는 엄청난 재앙이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30년, 50년, 100년 후 문제다. 기후변화보다 더 무서운 건 기후변화를 한다고 지금 엄청난 재원을 의미 없이 써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에너지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고 탄소중립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그동안 쌓아온 산업구조는 무너지게 된다. 그런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지 기후변화를 부정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유럽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본다. 지금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은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는 게 쉽지 않고, 우리나라는 더욱 어렵다. 아직 경제개발의 선상에 있는 중국이나 인도 등 국가들의 사정을 보면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구현될지는 알 수 없다.

- 탄소중립위원회가 편향적으로 구성됐다는 지적을 받는다.

▲ 그런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 위원회가 탄소중립 시나리오 3개 안을 발표했는데 위원회도 문제지만 앞으로 시민 500명을 뽑아서 그 사람들로 하여금 3개 안 중에서 선택하게 한다는 것이다. 참 교묘하다고 생각한다.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발전소 몇 개를 남기느냐의 문제로만 국한해서 만들고 있지만 탄소중립은 문명 자체를 바꾸겠다는 설계라고 할 수 있다.

시민 500명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고, 이들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선택한다고 기대할 수도 없다. 또한, 제한된 3가지 시나리오 가운데 어느 것을 선택한다고 하더라도 그게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변화를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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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훈 전력산업연구회 회장이 지난 23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부국장

 

 

"석탄발전소 무리하게 폐쇄하면 18조원 손해배상할 수도…
좌초자산 만들어서는 안 돼"

 


-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탈석탄이 추진되고 있는데.

▲석탄발전소 폐쇄가 세계적인 추세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데이터를 보면 석탄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오르고 있다. 공급은 정체돼 있지만 필요한 국가가 많기 때문이다. 감축목표를 제시하고 탄소중립을 선언한 시점에 도달하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

조급한 마음에 당장 어떤 일을 결정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감축도 해야 하겠지만 우리가 적응도 해야 한다. 우리의 삶과 우리를 지탱하고 있는 경제구조가 모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해치우면 좋을 것 같지만 너무 비용이 많이 드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러하다.

우리나라의 석탄발전소는 현재 67개가 있다. 지난해 발표된 9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그중에서 30개가 2034년이면 문을 닫는다. 9차 전력수급계획에 그리 명시돼 있다. 나머지 37개도 모두 2050년에는 수명이 거의 끝난다. 67개 중 7개가 문제가 되고 있는 최신 신규 발전소다. 예전에는 석탄발전소가 문 닫으면 석탄발전소를 다시 지어왔다.

하지만 이제 석탄발전소 더 이상 짓지 않을 것 같다. 30개 문 닫고 또 다른 30개를 그대로 닫아버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석탄을 완전히 퇴출하고 있는 나라이다. 30년 동안 60개의 석탄발전소를 퇴출하는 초고속의 퇴출을 이미 결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우선 이렇게 빠르게 퇴출해도 우리는 대안이 있는가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보면 대안은커녕 한숨이 나오는 수준이다.

- 이제 준공해 가동 중이거나 짓고 있는 신규 석탄발전소 7곳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 7개의 최신 석탄발전소를 퇴출하는 건 2034년 이후 결정해도 늦지 않다. 지금부터 결정할 일이 아니다. 탄소중립은 석탄발전소 몇 개에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기후변화 대응을 할 때는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른바 좌초자산을 만들면 안 된다.

어떻게든 비용이 적게 드는 방식을 선택해야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과 재원이 남게 된다. 정부가 하는 방식대로 지금 하면 석탄발전소가 문을 닫게 되고 그러면 이 발전소들은 정부를 상대로 소송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정부가 지면 다 배상해줘야 한다.

- 신규 석탄발전소 문 닫으면 정부가 왜 배상해야 하나.

▲ 정부는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9월 순환정전 사태가 일어나자 전력수급 불안을 막기 위해 석탄발전소 건설을 확대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민간업계가 참여케 했다. 탈석탄을 한창 추진 중인 지난해 말 발표한 9차 전력수급계획에서도 전력 공급 설비로 신규 석탄발전소 7곳을 포함시켰다.

정부는 당초 비용기반시장(CBP·Cost Based Pool))에서 건설비용과 적정 운영수익을 보장해주는 총괄원가보상의 원칙에 따라 신규 석탄발전소를 도입했다. CBP는 시장에 참여하고자 하는 발전기에 대한 가격을 입찰 방식이 아니라 비용평가위원회에서 발전비용을 심사하고 평가해 사전에 정해 운영하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민간사업자들이 석탄발전소에 투자했는데 정부가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유재산을 침해했다면 헌법에 따라 배상해야 한다.

- 그리 되면 파장이 클 것 같다.

▲ 배상액 규모는 약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배상 문제가 생기면 에너지 산업 역사상 처음 있는 초유의 사건이 될 것이다. 그게 좌초자산이다. 배상부터 해주면 무슨 돈으로 기후변화를 막겠느냐는 거다. 기후변화 대응을 엄청난 비용이 드는 방식으로 하자는 걸 반대하는 이유다.

유럽이 석탄발전소 폐쇄한다고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1960년도에 지은 발전소들이기 일쑤이다. 설계수명이 다하고 난 뒤에도 여러 차례 리트로핏(Retrofit·낡은 제조설비 개선))해서 써온 발전소 들이다. 물론 옛날 석탄기술이어서 효율도 낮고 배출량도 많다. 이들이 폐쇄한 것과 최신 기술을 적용해 신규로 짓고 있는 발전소를 같은 것이라고 보는 것은 너무나 무지한 것이다.

옛날과 똑같은 양의 석탄을 태워도 기술 발전으로 효율이 높아져 배출량이 점점 줄고 있다. 옛날 노후 석탄발전소 폐쇄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첨단 신규 석탄발전소를 폐쇄부터 거론하는 것은 지나치다.

당장 올해 여름에도 전기가 모자라서 폐쇄한 석탄발전소를 다시 가동했다. 이와 같은 일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 설치하고 있는 태양광과 풍력 정도만 가지고는 이들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담 : 구동본 에너지환경부장/부국장
정리 : 이원희 기자
사진 : 송기우 기자


□ 손양훈 회장 프로필

△ 출생
- 1958년(62세) 대구

△ 학력
-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경제학 박사
- 연세대 경제학 석사
- 연세대 경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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