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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탄소중립 계획이 눈감은 ‘태양광 함정’ (조선일보)

  • 관리자 (applenet)
  • 2021-09-04 23: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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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확대 미 캘리포니아 해 질 녘 태양광 출력 감소로 정전
탄소중립 시나리오 확정 과정서 태양광 장점만 나열하면 안 돼

                                  미국 캘리포니아 태양광 발전소 토파즈 솔라팜

미국 캘리포니아는 ‘태양광의 천국’이다. 2045년 탄소중립이 목표인 캘리포니아는 현재 전체 발전량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율이 30%가 넘는데 그중 절반이 태양광이다. 햇빛 좋기로 유명한 캘리포니아는 태양광 설비 이용률이 25%다. 우리나라는 15% 수준이다.

그런 캘리포니아에서 태양광 때문에 난리가 났었다. 작년 8월 14일 오후 6시 38분. 캘리포니아 일대 49만 가구에 예고 없이 전기 공급이 끊겼다. 기록적인 폭염이 닥친 이날 해가 진 후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냉방 전력 수요는 여전했다. 하지만 해가 떨어져 태양광 발전량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였다. 태양광 출력은 오후 5시 이후 정전 발생 때까지 4GW 이상 줄었다. 정전 직전 전체 전력 수요의 10분의 1 정도 규모다. 캘리포니아 발전량의 15%를 차지하는 태양광이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태에서 공급 예비력은 충분하지 않았고 결국 순환 정전 조치가 내려졌다. 이튿날에도 오후 6시 28분부터 32만 가구가 정전됐다. 상황은 전날과 비슷했다.

태양광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지만 시간대별로도 발전량이 큰 차이가 난다. 태양광 비중이 확대될수록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이 어려워진다. 태양광 발전량이 오락가락하며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해치고 LNG(액화천연가스)·석탄·원전 등 비(非)재생에너지 출력까지 덩달아 출렁이게 하기 때문이다. 낮 시간 태양광 발전량이 증가할 때 전력망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을 막기 위해 LNG 등 설비는 가동을 멈추거나 출력을 낮춰야 한다. 하지만 해 질 무렵에는 태양광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낮에 놀고 있던 발전 설비의 출력을 서둘러 높여야 한다. 문제는 바로 이 순간 생길 수 있다. 전력 수급에 조금이라도 오차가 생기면 정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묻지 마 태양광 확대’에 나선 우리도 이 같은 ‘태양광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책 연구기관인 에너지경제연구원 역시 올 초 보고서에서 “저녁 시간 태양광의 급격한 출력 하락 때 적절한 공급 여력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정전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서는 이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최대 71%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원전 비율은 6~7%로 낮추고, 석탄화력과 LNG발전소를 모두 폐기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캘리포니아는 부족한 전기를 인근 애리조나·오리건주 등에서 사올 수라도 있다. ‘에너지 섬’인 우리는 어떤가. 태양광이 무용지물일 때 갑자기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어떻게 감당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정부가 대안으로 제시한 수소·암모니아 같은 ‘무탄소 신(新)전원’은 언제 상용화될지 모른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ESS(에너지저장장치)에 저장했다 쓰는 방법이 있지만 ESS 설치에 1000조원 넘게 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 면적의 10배 이상 땅에 깔 태양광에서 생산한 전기를 실어나르는 전력망 구축은 또 다른 차원의 난제다.

정부는 15세 이상 500명으로 구성된 ‘탄소중립 시민회의’의 논의를 반영해 10월 시나리오를 확정하기로 했다. 시민회의는 8월부터 9월 중순까지 한 달 여간 관련 내용을 공부하고 결론을 도출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재생에너지의 한계점 같은 ‘정부 입맛’에 맞지 않는 정보도 제대로 제공될까. 재생에너지의 장밋빛 미래만 나열한 채 반쪽짜리 논의를 진행한다면 결론은 뻔하다. 정부는 “여론에 따른 결정”이라며 태양광 확대를 밀어붙이고 훗날 정전이 발생해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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