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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여당이 탈원전 재앙 결자해지 나설 때 (문화일보- 주한규 칼럼)

  • 관리자 (applenet)
  • 2021-09-04 22: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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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대표가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재생에너지만으로는 완전한 탄소중립을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며 원자력의 지속 이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상당 기간 수소·원자력·재생에너지 등을 종합적으로 활용한 에너지 정책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여당 대표가 탈원전 정책의 시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송 대표는 이미 대통령과 첫 회동에서 한·미 원자력 산업의 전략적 협력을 건의했고, 소형원자로(SMR) 개발에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다. 만시지탄이지만 여당 대표가 원자력 진흥 의지를 밝힌 것은 크게 환영할 일이다.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때 합의된 해외 원전(原電)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한·미 원자력 동맹에는 두 가지 중요한 함의가 있다. 첫째는, 세계 원전 시장이 확대될 것이란 점이다. 실제로 지난해에 ‘미국 안보 확보 전략의 일환’이라는 부제로 발간된 ‘원자력 경쟁력 회복 방안’ 보고서에서 미 상무부는 2030년까지 세계 원전 건설 시장의 규모를 5000억∼7400억 달러(약 560조∼840조 원)로 추정했다. 무탄소 전원인 원전에 대한 각국의 수요가 전폭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그 전망 아래 미국은 지난해 불가리아, 폴란드, 루마니아 등 동유럽권 국가들과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두 번째 함의는, 미국이 원전 해외 진출을 위해 한국의 설비 공급 능력을 꼭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미국에 현재 건설 중인 최신 설계 원전인 보글(Vogtle) 3, 4호기에 설치된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는 두산중공업이 제작했다. 미국은 독자적인 원전 공급 능력을 잃어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우리나라 원자력 산업계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원전을 예산 내 적기 준공함으로써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객관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니 미국은 한국 원자력 산업계를 파트너로 삼아 세계 원전 시장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패권 장악 시도를 견제하려는 것이다.

문 정부는 한·미 합의에도 불구하고 국내 신규 원전 건설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위험해서 자국에는 안 짓겠다는 원전을 어느 나라가 주문하겠는가? 이율배반이고 자가당착이다. 설사 이른 시일 내에 수출을 따내더라도 지금부터 최소한 4년 안에는 해외 원전에 대한 설비 제작은 착수하지 못할 것이다. 원전 계약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설계 인·허가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4년 전 탈원전 선언 직후부터 심하게 붕괴되기 시작한 국내 원자력 산업계는 그동안 완전히 몰락하거나 경쟁력을 잃을 것이다. 이를 막으려면 신한울 3, 4호기의 건설 재개가 필수다. 국내 원전 건설 재개는 해외 원전 수출의 징검다리가 되고, 도입 희망국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것이다.

지난 3년간 10차례 실시된 원자력 관련 여론조사에서 국민 3분의 2 이상이 탈원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러한 여론에 근거한 탈원전 철회 및 신한울 3, 4호기 건설 재개 청와대 국민청원도 시작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탈원전 시정의 공감대가 무르익고 국민 여론도 숙성된 상황이다. 청와대의 독단에 맞서 당·정이 탈원전을 결자해지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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